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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시간이 걸려도 단련의 시간을 통해 나의 색을 나타내는 것- 나의 삶은 도자기를 굽는 과정과 많이 닮아있다.

김호정
도예가

시간이 걸려도 단련의 시간을 통해 나의 색을 나타내는 것- 나의 삶은 도자기를 굽는 과정과 많이 닮아있다.
김호정
도예가
Q1: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지만 영국에서 공부했고 그 경험이 작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들었는데, 경험을 통한 변화와 작업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해달라.
A1: 처음에는 그저 물레를 차는 일, 식기를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작업에 몰입하기 시작하면서는 “흙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보며 재료에 대한 실험을 했고, 흙에 대한 탐구가 더 깊어지면서 “인류가 왜 흙을 쓰고 도자기를 만들게 되었을까” 와 같은 원론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영국 유학 당시 런던 V&A 뮤지엄 (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90년대 이전 도자기들의 역사적 배경과 용도 조사를 통해 동시대적으로 풀어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 프로젝트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 시간을 거치면서 물성의 탐구와 함께 전통적 기(器)의 형태에 대한 관심이 더해졌고 전통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 방식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Q2: 'Flow Collection_blue', 'Earthy' 등 작업에서 물, 땅, 하늘, 바람  등 자연적 요소에 대한 생각들이 보인다. 이런 것들이 작업의 영감이 되는가?
A2: 나는 도시에서 자랐고,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갔던 기억은 있지만 그때는 자연에 대한 특별한 감상 능력이 없었다. 대학에 입학한 후 학교 뒷산의 등산코스를 거의 매일 다니면서 아침을 시작했는데, 그 때 땅을 밟으며 많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 열 발자국 뒤면 대로변이지만 조금만 들어가면 흙을 밟고 나무 향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고 그 시간이 주는 위로와 위안에 대해서 생각했다. 땅, 흙, 하늘, 바다 등 자연적 요소는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창조물이기에 항상 동경하는 마음이 있다. 이런 생각들을 어떤 재질과 맥락으로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있고, 그런 모든 과정들이 나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지금 작업의 궤도는 어떻게 하면 내 삶과 작업이 더 닮아갈 수 있을까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 자연적 영감으로부터 색이나 질감같은 것들을 많이 가져오려고 하고, 제작 과정 중 우연히 표현되는 문양과 색의 혼합 등도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 영역의 은유적 표현으로써 포함시키고 있다.
Blue collection - Hojung Kim
Earthy - Hojung Kim
Q3: 작업을 보면 주변환경이나 색, 상호관계를 작업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개념적 요소들을 실제 물질이나 재료, 형태로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A3: 보통 수집해오던 이미지나 글, 경험한 하루, 나를 둘러싼 환경과 공간 등 다양한 일상을 통해 영감을 받지만, 작업을 진행할 때는 도안보다 먼저 흙을 만져보면서 작업을 시작한다. 흙을 꺼내 섞어 보고 모델링도 하면서 작업하는 방식이 가장 편안하다. 흙은 굽기 전과 굽고 나서의 발색이 다르므로 먼저 구워 보고, 색 섞임의 우연성과 조합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기의 경우 형태는 역사적인 오브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스케일의 변화를 준다든지 비율에 대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낸다. 형태와 개념의 관계를 연결하는 방식은 ‘담을 수 있는 것’이라는 ‘기’에 대한 개념과, 물레를 돌려서 만드는 방식, 순환, 원심력에 의해 돌아가며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생각에서 파생된다. 작업과정에서 색을 골라내는 것은 의도할 수 있지만 작업과정을 통해 불규칙적인 패턴이 생겨나는데,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공간 안에 섞여 조화를 이루지만, 그런 것들이 통제 불가능할 때도 있지 않은가. 이런 조화와 부조화의 영역들을 기의 기능과 형태에 연관 짓고 있다.
나는 누군가의 공간을 아름답게 채우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Q4: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물성을 다루는 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A4: ‘왜 나는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결국은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서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작가가 있다.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가가 있고, 파괴적인 부분이나 본인을 드러내는 방식의 작업을 하는 작가도 있지만 나는 누군가의 공간을 아름답게 채우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아름다움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진실됨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작업과 자신 사이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솔직한 사람, 재료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5: 작업을 하면서 공예라는 분야의 특성, - 작가의 손과 기법이 작업표현이나 완성도의 큰 부분이 되는것- 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 같은데, 작업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A5: 흙은 특히나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하는 재료인 것 같다. 다른 공예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흙은 다양한 종류가 있고 늘 깨지는 것에 대한 감수를 해야 한다. 처음엔 자책도 많이 했었다. 결국은 물질과 나와의 관계가 중요한데, 내가 이 물질을 어디까지 습득할 수 있는지, 내가 해낼 수 있는 흙 인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각 흙들은 색 조각들과 반응하는 온도도 다 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안 맞아도 금이 가거나 갈라지고 조합되는 물질에 따라 화학적 반응이나 여러가지 요소들이 바뀐다. 같은 백토라 해도 어느 환경의 흙 이냐에 따라 점성이나 발색도 다르기 때문에 환경이 바뀔 때 마다 풀어나가야 한다. 공예는 시간과 숙련을 통해 깊어진 결과물을 얻는다. 온전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실험과 실패, 반복적 연습이 필요하다.
Q6: 요즘 가장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A6: 나는 지금 정리의 시간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독립을 해서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짐을 옮기고 보니10년치 물건들이 다 있었다. 옷장을 보는데 당시의 취향과 사이즈가 있었고, 나의 변화과정이 보였다. 이 시간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여분의 시간이 주어진 덕분인데, 아마 치열한 삶의 관성으로 계속 런던과 서울을 오갔다면 놓칠 수 있었던 부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집과 작업실은 현재 나의 전부이다. 스스로가 그리워했던 본인의 모습과 마주하고 놓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묵상한다. 이런 것들을 전부 소화시키고 나면 좀 더 정리되고 나 다워진 공간에서 탄생할 새로운 작업을 기대하고 있다.
Q7: 작업과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A7: 진실된 것과 아름다움의 정의를 찾아가는 것이다. 대상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하며 기다리는 것, 자족하는 것, 기도하는 것 등 노력하며 내 안의 중심을 잡으려 한다. 생각이 많아지거나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든 날엔 온전한 나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는데, 그 중 하나는 명상의 시간이다. 숨을 깊게 들이 쉬고 내쉬는 시간을 통해 뇌와 마음에 공간을 내주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듯 지난 것들을 덜어냄으로써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흙과 나는 비슷한 점이 많다. ‘시간이 걸려도 단련의 시간을 통해 나의 색을 나타내는 것’, 나의 삶은 도자기를 굽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결국 뜨거운 불에서 여러 과정을 견뎌낸 도자기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진실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통해 나의 도자기와 닮고 싶다.
Q8: 앞으로의 계획은.
A8: 올해 영국에서 3월부터 9월까지 전시 일정이 있었다. 한국은 도자기라고 하면 그릇을 많이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영국은 매체적 인식도 높고 전시 기회가 많은 편이다. 런던의 작업실에서 3-6월까지 작업을 하며 전시를 준비하고 돌아오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일정을 재정비 하였다. 당분간 한국에서 작업하여 전시작품을 영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작업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와 색의 조합으로 지금의 에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 다양한 드로잉, 수집, 기록, 그리고 여행을 통해 나의 영역을 넓히고 재료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 프로젝트 형태의 워크샵도 진행하며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듯 지난 것들을 덜어냄으로써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Artist : Hojung Kim
Editor : Jeongin Kim
Translator : Esther Koo
Photographer : Jeongin Kim
Director : Yeonjae Yoon
Q1: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지만 영국에서 공부했고 그 경험이 작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들었는데, 경험을 통한 변화와 작업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해달라. A1: 처음에는 그저 물레를 차는 일, 식기를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작업에 몰입하기 시작하면서는 “흙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보며 재료에 대한 실험을 했고, 흙에 대한 탐구가 더 깊어지면서 “인류가 왜 흙을 쓰고 도자기를 만들게 되었을까” 와 같은 원론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영국 유학 당시 런던 V&A 뮤지엄 (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90년대 이전 도자기들의 역사적 배경과 용도 조사를 통해 동시대적으로 풀어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 프로젝트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 시간을 거치면서 물성의 탐구와 함께 전통적 기(器)의 형태에 대한 관심이 더해졌고 전통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 방식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Q2: 'Flow Collection_blue', 'Earthy' 등 작업에서 물, 땅, 하늘, 바람  등 자연적 요소에 대한 생각들이 보인다. 이런 것들이 작업의 영감이 되는가? A2: 나는 도시에서 자랐고,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갔던 기억은 있지만 그때는 자연에 대한 특별한 감상 능력이 없었다. 대학에 입학한 후 학교 뒷산의 등산코스를 거의 매일 다니면서 아침을 시작했는데, 그 때 땅을 밟으며 많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 열 발자국 뒤면 대로변이지만 조금만 들어가면 흙을 밟고 나무 향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고 그 시간이 주는 위로와 위안에 대해서 생각했다. 땅, 흙, 하늘, 바다 등 자연적 요소는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창조물이기에 항상 동경하는 마음이 있다. 이런 생각들을 어떤 재질과 맥락으로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있고, 그런 모든 과정들이 나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지금 작업의 궤도는 어떻게 하면 내 삶과 작업이 더 닮아갈 수 있을까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 자연적 영감으로부터 색이나 질감같은 것들을 많이 가져오려고 하고, 제작 과정 중 우연히 표현되는 문양과 색의 혼합 등도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 영역의 은유적 표현으로써 포함시키고 있다. Blue collection - Hojung Kim Earthy - Hojung Kim Q3: 작업을 보면 주변환경이나 색, 상호관계를 작업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개념적 요소들을 실제 물질이나 재료, 형태로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A3: 보통 수집해오던 이미지나 글, 경험한 하루, 나를 둘러싼 환경과 공간 등 다양한 일상을 통해 영감을 받지만, 작업을 진행할 때는 도안보다 먼저 흙을 만져보면서 작업을 시작한다. 흙을 꺼내 섞어 보고 모델링도 하면서 작업하는 방식이 가장 편안하다. 흙은 굽기 전과 굽고 나서의 발색이 다르므로 먼저 구워 보고, 색 섞임의 우연성과 조합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기의 경우 형태는 역사적인 오브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스케일의 변화를 준다든지 비율에 대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낸다. 형태와 개념의 관계를 연결하는 방식은 ‘담을 수 있는 것’이라는 ‘기’에 대한 개념과, 물레를 돌려서 만드는 방식, 순환, 원심력에 의해 돌아가며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생각에서 파생된다. 작업과정에서 색을 골라내는 것은 의도할 수 있지만 작업과정을 통해 불규칙적인 패턴이 생겨나는데,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공간 안에 섞여 조화를 이루지만, 그런 것들이 통제 불가능할 때도 있지 않은가. 이런 조화와 부조화의 영역들을 기의 기능과 형태에 연관 짓고 있다. 나는 누군가의 공간을 아름답게 채우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Q4: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물성을 다루는 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A4: ‘왜 나는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결국은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서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작가가 있다.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가가 있고, 파괴적인 부분이나 본인을 드러내는 방식의 작업을 하는 작가도 있지만 나는 누군가의 공간을 아름답게 채우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아름다움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진실됨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작업과 자신 사이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솔직한 사람, 재료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5: 작업을 하면서 공예라는 분야의 특성, - 작가의 손과 기법이 작업표현이나 완성도의 큰 부분이 되는것- 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 같은데, 작업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A5: 흙은 특히나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하는 재료인 것 같다. 다른 공예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흙은 다양한 종류가 있고 늘 깨지는 것에 대한 감수를 해야 한다. 처음엔 자책도 많이 했었다. 결국은 물질과 나와의 관계가 중요한데, 내가 이 물질을 어디까지 습득할 수 있는지, 내가 해낼 수 있는 흙 인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각 흙들은 색 조각들과 반응하는 온도도 다 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안 맞아도 금이 가거나 갈라지고 조합되는 물질에 따라 화학적 반응이나 여러가지 요소들이 바뀐다. 같은 백토라 해도 어느 환경의 흙 이냐에 따라 점성이나 발색도 다르기 때문에 환경이 바뀔 때 마다 풀어나가야 한다. 공예는 시간과 숙련을 통해 깊어진 결과물을 얻는다. 온전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실험과 실패, 반복적 연습이 필요하다. Q6: 요즘 가장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A6: 나는 지금 정리의 시간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독립을 해서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짐을 옮기고 보니10년치 물건들이 다 있었다. 옷장을 보는데 당시의 취향과 사이즈가 있었고, 나의 변화과정이 보였다. 이 시간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여분의 시간이 주어진 덕분인데, 아마 치열한 삶의 관성으로 계속 런던과 서울을 오갔다면 놓칠 수 있었던 부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집과 작업실은 현재 나의 전부이다. 스스로가 그리워했던 본인의 모습과 마주하고 놓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묵상한다. 이런 것들을 전부 소화시키고 나면 좀 더 정리되고 나 다워진 공간에서 탄생할 새로운 작업을 기대하고 있다. Q7: 작업과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A7: 진실된 것과 아름다움의 정의를 찾아가는 것이다. 대상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하며 기다리는 것, 자족하는 것, 기도하는 것 등 노력하며 내 안의 중심을 잡으려 한다. 생각이 많아지거나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든 날엔 온전한 나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는데, 그 중 하나는 명상의 시간이다. 숨을 깊게 들이 쉬고 내쉬는 시간을 통해 뇌와 마음에 공간을 내주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듯 지난 것들을 덜어냄으로써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흙과 나는 비슷한 점이 많다. ‘시간이 걸려도 단련의 시간을 통해 나의 색을 나타내는 것’, 나의 삶은 도자기를 굽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결국 뜨거운 불에서 여러 과정을 견뎌낸 도자기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진실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통해 나의 도자기와 닮고 싶다. Q8: 앞으로의 계획은. A8: 올해 영국에서 3월부터 9월까지 전시 일정이 있었다. 한국은 도자기라고 하면 그릇을 많이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영국은 매체적 인식도 높고 전시 기회가 많은 편이다. 런던의 작업실에서 3-6월까지 작업을 하며 전시를 준비하고 돌아오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일정을 재정비 하였다. 당분간 한국에서 작업하여 전시작품을 영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작업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와 색의 조합으로 지금의 에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 다양한 드로잉, 수집, 기록, 그리고 여행을 통해 나의 영역을 넓히고 재료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 프로젝트 형태의 워크샵도 진행하며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듯 지난 것들을 덜어냄으로써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Artist : Hojung Kim
Editor : Jeongin Kim
Translator : Esther Koo
Photographer : Jeongin Kim
Director : Yeonjae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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